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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합니다...

아마도 내 20대 초반의 단어: 언니네 이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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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의 공연을 처음본건 19살때 아니면 20살때 인걸로 기억한다.
수능이 끝난 겨울이였으니까.
그때 언니네 이발관의 공연을 봤을땐 내가 이토록 이발관을 좋아하게 될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내게 언니네 이발관은 그저 괜찮은 밴드였다.

혼자 기숙사 방에 누워 어떤날의 출발을 들으면서 눈물흘리고 우울해 하던 시기, 대학
에 들어간 이후부터 언니네 이발관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때 난 아마 우울해 하는것에 진물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radiohead처럼 적극적으로 우울함을 표현하는것에 지쳐있었고 그렇게 우울해 하는
자신에 환멸을 느꼈다.

그때 내게 새로운 것을 제시한게 아마 이발관이 아니였나 싶다.
이석원이 내게 보여준 건 radiohead처럼 적극적이고 히스테릭한 우울이 아니라 니가 날
혹여 미워 할까봐 마음아파 하고 그래서 우울해 하지만 우울하다고 말할 수 없는 우울이었
다. 나는 우울하지만 혼자서 침잠하는 언니네 이발관의 소심한 우울에 매료 되었고 언니네
 이발관에 열광하게 되었다.
 
한번 들으면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와 옹의 노랫만들에 열광하였다. 방황하고 자학하던
시절에 나를 괴롭히면서도 위로받을 수 있는 이발관의 음악에 매료되었고 힘들때 마다
이발관의 음악에 도망을 가고 위로받았기에 언니네 이발관이 이십대 초반의 내 삶에 끼친
영향과 가지고 있는 지분은 엄청나다.

내가 또 바뀌고 내 이애정이 언제까지 가련지는 알 수 없지만 쉽게 이발관을 저버리진 못할
것 같다. 언니네 이발관은 내 이십대 초반의 시기에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고, 방황하고 심적
으로 복잡했던 시기의 눈물과 슬픔의 동반자들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