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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게시판

보호색(언니네 이발관 - 의외의 사실)




국카스텐으로 2 주가량을 미친 듯이 달리니 이발관이 듣고 싶어져서 이발관으로 달리고 있다.

내게 이발관은 고향혹은 보호색 같다.

너무 편하고 질리지 않고도 좋다.


*

수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머리를 자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단발이 너무 하고 싶어져 버렸었다.

그 전날 까지는 한 순간도 머리를 자르고 싶다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자 마자 머리를 자르러 갔다. 

긴 단발로 잘라달라 주문하고 내가 늘 털짐승의 특권이라 여기던 머리 자르는 시간 동안 정신은 

잠시 안드로메다로 관광 보내주기를 하고 값을 치르고 나와보니 유리창에 비춰진 나는 긴 단발이 

아닌 중 1 단발을 하고 있었다.

안 그래도 마음이 그런데 머리마저 나를 속상하게 한다.

머리자른 걸 뼈져리게 후회하고 있다.

머리모양을 바꾸는 데에는 파마 염색도 있다는 걸 난 왜 인지하지 못했을까.


*

도대체 며칠을 밤을 샌 것인가...

이번 주엔 화요일 빼고는 4시 이전에 잠을 자본 적이 없다.


*

멘탈의 붕괴는 끝이났고 나는 미움의 기간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미움의 기간이 지나면 영겁의 무관심의 기간이 찾아 올 것이다.

좋아함의 반댓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미움에도 열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정한 미움은 관심 자체를 갖지 않는 것이다.


나는 라푼젤과 마녀의 장난질에 놀아난 청년 3이나 4쯤 될까, 나는 무엇 이었나 계속 생각 했었지만 

하나의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불러내고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 생각들은 엉망진창으로 

얼킨 실타래 처럼 내 머리속을 차지했다. 


난 작은 일은 잘 담아두지만 큰 일은 잘 담아둘 수 있는 그릇을 가지지 못했다.

진실이 무엇인지, 난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서 다 속시원히 말하고 싶었다.

조각 난 내 마음을 다시 기워 붙여버릴 나 이기에 다시는 붙일 생각조차 못하도록 내 마음을 엉망진창

으로 산산조각 내버리게 모든 걸 다 털고 솔직해지려 했었다. 하지만 그냥 이렇게 흘려 보내기로 했다.

진실이 무엇이었던 이젠 상관 없다. 아예 관심 두지 않기로 했다.

이미 끝이 나서 물은 엎질러졌고 유리컵은 깨어졌으며 나는 상처 입었다.

지금 내 안에서 부유하며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는 마음과 생각들이 곧 내 마음의 밑바닥으로 침전할 

것이고, 그 다음엔 다른 일들이 그 위를 덮어 아무일도 아니었단 듯이 살아걸 것이라는 걸 나는 잘 안다. 


우리는 마음을 잴 수 없다. 

그리고 마음은 볼 수도 없다. 

그렇기에 서로 대화를 하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 마음 아니던가. 

어디로 향했었던지 모르는 마음, 지금은 나를 향하지도 않은 그 마음을 난 잡을 자신도 그럴 생각도 없다.

지금은 잔뜩 찌푸린채 내 하늘을 뒤덮고, 날 우울하게하지만 이것 또한 구름이 흘러가 듯 지나가리라. 


배우고 느낀 것도 있고 그 동안 난 성장했다고 믿는다. 

아프지만 이 사실을 고맙게 생각하며 처음엔 행복을 빌었지만 나도 인간인지라 밉다.

어차피 내 마음에 솔직해 지기로한거 여기까지 솔직해 지기로 했다.

되도 않게 행복하길 바라지 않는다. 

나에게 상처 준 사람들이 내가 상처 받은 만큼은 꼭 아프길 진심을 담아 바라고 있다.

(내가 상처 받은 지금 행복할 걸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내가 너무 못된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난 성인군자가 아닌 그냥 인간이다.


생각이 나려하면 이젠 그저 미워하기로 했다.

내가 잘못 했을지도 모르는 것들에 대해 아쉬워 하고 미련 갖지도 않기로 했다.

미움과 증오는 자신을 결속시키고 지키는 중요한 힘이니까, 난 나를 이렇게 지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