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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게시판

그럴싸한 이름(루시드폴-사람이었네)


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 살
하루 1 달라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자본이란 이름의
세계라는 이름의
정의라는 이름의
개발이란 이름의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자본이란 이름의
세계라는 이름의
정의라는 이름의
개발이란 이름의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난 사람이었네
어느 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자본이란 이름의
세계라는 이름의
정의라는 이름의
개발이란 이름의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붉게 화려한 루비
벌거벗은 청년이 되어
돌처럼 굳은 손을 내밀며
내 빈 가슴 좀 보라고

난 심장이었네
탄광 속에서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심장이었네
어느 날 문득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 나는 이 노래가 단지 가난한 나라의 착취와 소외된 사람들의 얘기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발전과 세계화라는 멋진 이름으로 폭력이 가해진다고 받아들였다.
+오래된 미래가 생각났다.



*
초등학생 때 교실 문고(?) 같은데 있던 '아빠 세계화가 뭐에요?'(정확한 제목은 모르겠다 대충
이런 느낌이었다)라는 책을 보며 지구촌과 다양한 문화를 가진 나라와 사람을이 친구가 된다는
아주 좋은 것으로 받아들였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엔 지구화는 일방적인 획일화일 뿐이다.
문명인으로써 잘 살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물건들이 필요하다. 잘 사는 인간의 조건을 위해 우리
는 소비해야한다.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잘 살기 위해 (잘 사는 나라에서 만든 물건들을)소비
해야하고, 아예 그들 처럼 되기 위해 서구의 규격에 스스로를 무리 감수하면서 맞추려 한다.

아시아의 문화가 미국과 유럽에 퍼져가지 않냐 말하겠지만 내 눈에 그들은 일부 유행 혹은
고상함을 위한 것들만 받아들일 뿐이다.
내 고향은 기술과 산업을 가진 나라가 되기위해 기술과 과학적 지식 뿐만 아니라 모든 지식,
아니 인식 그 자체를 받아들였다.
빨간 피터가 된 나와 그들이 동양 혹은 이국의 문화의 일부를 유행으로 받아들이는 건(이케아
에 있는 아시아 그릇세트, 젓가락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유행이다. 역에 있는 아시아 임비스
는 어디까지나 임비스 일 뿐이다) 엄연히 다르다.
가난한 나라의 경우는 그저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할 뿐이다. 산업화된 비서구인 나라들이
있지만 그들은 무조건적으로 서구의 문명을 현대화 되기 위해 그냥 받아들이기만 했고 그
결과는 요상한 자태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