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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그리고 일상다반사

quo vadis?(Samba de Orly)



오늘 방 보고 사람들 보러 WG에 갔었다.
방세도 기숙사에 비해 비싸지도 않고(비싸도 약간 비싼정도) WG에 살면서 말을 더
늘리고 싶고(물론 Bochum으로  온 뒤 말이 많이 늘긴했다)  사람들도 친절했고
다 맘에 들었는데 침대가 없다.
방에 내가 들어간다면 침대와 옷장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이케아 뒤져보니 방세가 다른 집들 보다 싸니까 거기서 한 세달만 살아도 침대값
은 건질 수 있다. 굳이 사지 않아도 다리랑 간단한 것들을 사서 급조로 만들 수도 있다.
문제는 이사... 내가 그 집에 들어가게 되면 이사 나올 때 정처 없은 외국인인 나는 또
어디로 흘러 들어갈지 모른다. 다른 집에 들어갈 수도 있고(가구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기숙사에 들어갈 수 도 있고 또 다시 다른 도시로 갈 가능성도 크다.
눈이 많이 내렸던 올 겨울에 부츠를 사지 않고 버틴 이유가 이사를 고려해서 였는데...
이건 뭔 시련인가.
내가 그 다음에 어디서 살게 될지 모른다는게 문제다.

5살 가을 이후로 기억할만한 시간 부터는 한국에서 이사를 거의 안했기에 이사에 대한
막연한 동경도 있곤 했는데 이젠 그따위 없다. 한 집에서 이십년을 넘게 살은 내게 이사는
크나큰 시련이다.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생명체는 달팽이임에 틀림 없다.

*
이래 저래 불리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리고 전화 울렁증은 어쩔...

*
카니발 다녀오고 필름 현상 했는데 아무 것도 없다. 다 날라갔나보다.
어쩌다 이리 된걸까? 그 필름에 눈 진짜 많이 왔을 때 사진 열심히 찍었던것도 있었다.
카니발 사진만 날라갔으면 속상하진 않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