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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그리고 일상다반사

드라마의 삶이란(Mika-Love today)

일일 드라마의 마지막 회를 방금 다 봤다.
난 저 닥치고 보는 드라마들-어머니 할머니들은 저녁8시 반에 캐백수 드라마를 보신다.
이 시간의 채널 권은 불가침의 영역이다-을 볼 때마다 빅웃음을 웃는다. 종종 비웃음이 빅웃음으로
승화되곤 한다.
닥치고 보는 그 드라마들엔 각종 막장들이 다 나온다.
부모님의 반대,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며 결국 결혼에 골인-한국인드라마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일상이다-, 그래도 계속되는 고부 갈등이나 가족 간의 갈등. 이 갈등들이 끝나기 1주일 전 부터
마지막 날까지 절정을 이루며 서로 죽이네 마네하고 싸우다가 마지막 회 40분이 안 되는 그 시간
동안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 뚝 때고 급 웃음을 지며 급조로 만든 다정한 모습으로 끝을 낸다
(대체로 모든 가족이 모여 있는 모습이다, 가족사진 촬영 클리셰가 남발되기도 한다). 가족이기를
포기 하내마내 부모자식이 얼굴을 보내마내 하는 극단의 갈등과 끝없이 이어지는 막장들이 순식간
에 용광로에 들어간 눈 보다 빨리 녹아내리고 그리 훈훈해질 수 있단 말인가.
우리네 삶은 닥치고 보는 드라마 수준의 막장은 물론 없고 그렇게 미친 듯이 싸우지 않아도 늘 아파
하고 상처를 안고 사는데 저들의 삶은 너무나도 쉽다. 이 보다 더 막장일 수 없다는 상황이 갑자기
사라지고 모두가 함께 웃으며 끝날 수 있다는 발상이란 나를 웃게 한다. 우리가 안고 사는 상처보다
훨씬 극단적으로 자극적인 상처를 가지고 있다가도 갑자기 너의 죄를 사하노라...하고는 너를 죽이
겠다고 날뛰던 사람은 개과천선해 있고 착한 쪽으로 나오는 사람들과 화해를 한다. 이 세계에선 용서
와 화해는 강제적으로라도 집행되어야 하는 것일까. 이세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보다 훨씬
비교가 안되도록 자극적인 아픔들을 포맷 수준으로 다 잊고 급 웃음을 짓는다니. 그것도 모든 사람들이.
이들은 마지막 회를위해 단체로 사고를 당했다 던지 화해를 하기 위해 이상한 약이라도 같이 먹었는지
 모두가 모든 걸 싹 다 잊을까.
아... 나도 저런 세계에서 살고 싶다. 어느 순간이 되면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모든 사람이 서로가
주고 남긴 상처는 단체 기억상실증에 걸린듯 잊고 하하호호 웃으며 모일 수 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과 문제들(요즘 좀 괴롭다)이 단 며칠 만에 싹 다 해결되면 얼마나 좋을까.
내 문제들은 이보다 더 막장일수 없다는 저리 극단의 것도 아닌데, 저거에 비하면 껌인데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다. 저런 세계로 갈 수 있는 티켓을 나에게 주오. 아니면 단체 기억상실증이라도.



*
노래는 Mika의 Love today.
글이랑 어떠한 관계도 없지마는 모두가 다 사랑에 빠질거라는 가사때문에 골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