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항
제주도 다녀왔다.
끝 부분 사진은 실수로 사진 다 찍고 필름 갈아야 할 때 필름 감지 않고 사진기 뚜껑을 열어서 필름이 저 따위가 됐다.
머물던 숙소 고양이 사진도 찍었는데 사진이 날라가지는 않았지만 엉망이 됐다.
독일과 유럽을 가려던 여행이 사정상 제주도 올레길을 걷는 여행으로 변해버렸었다.
올레길은 멋있었지만 이 때가 올레길에서 살인이 나서 한참 기사가 뜨던 때라(내가 제주도 있을 때 올레길 1번 코스가
폐쇄 되었다) 혼자 다니기 무서운 때였고, 날은 너무 더워서 놀며 쉬며 걸으라는 올레길에 언제 끝나는 걸까 하는 생각만
하며 걷는 길이 되어버렸었다.
제주도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여행기를 올리려 했으나 갑자기 쓰려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필름 현상하면서 하나 빼먹은 롤이 하나 있는데 그거 현상하고 스캔할 때 여행기도 써야겠다.
여행에서 생긴일
1. 다리가 길어 슬픈 사람
우도에 갈 때 버스를 타고 갔는데 어디서 내리는지 모르니 운전기사 아저씨 한테 물어보려고 운전기사 아저씨 근처에
앉으려 보니 버스 문 옆, 그 뒷자리, 운전기사 아저씨 뒷 뒷자리에는 서귀포 터미널서 본 외국인들이 앉아 있어서 나는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 뒷자리에 앉았다. 내가 지도를 펼쳐 놓고 보니 문 옆에 앉은 외국인이 어디가냐 묻길래 우도
간다고 했더니 이 사람도 우도에 간다고 하더라. 몇마디 나누는데 내가 영어가 너무 짧아서 깊은 대화는 하지 못했다.
이 외국인이 다리가 길어서 문 옆에 앉으니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타고 내리실 때 이 사람의 긴 다리가 걸리적 거려서
다리를 꾸부리고 가는데 다리가 길어도 참 불편하겠구나 싶었다.
내가 성산포항에서 내릴 때 여기서 내리고 아저씨가 얘기해주시는거 간간히 통역해주고(짧디 짧은 영어 ㅠㅠ) 우도가는
배에서도 만났었다.
하지만 더 신기 했던건 그 다음날 내가 올레길 10번 코스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얘가 중문에서 어제 본 친구들이랑
같이 내가 탄 버스에 타더라. 무지 반가워서 인사 했었다.
2. 올레길
동생이 추천해줘서 가게 된 제주도와 올레길이었는데 7월 중하순의 제주도는 끔찍하도록 더웠다. 놀며 쉬며 게으름뱅이
처럼 걸으라는 올레길인데, 너무 더워서 이 길이 언제 끝나는 걸까 하는 생각만 하게 하는 길이었다.
정말 더워서 어릴적에 동화에서 본 것 처럼 내 몸이 녹아내려 녹은 버터가 되버리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3. 준비 음악이 필요 없던 제주
간만에 하는 여행인지라 mp3와 핸드폰에 여행지에서 들을 음악을 잔뜩 준비해 갔는데 제주도는 딱히 준비 음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멋있었다. 그리고 사실 너무 더워서 음악이고 나발이고 들리지 않았다.
*최근 본 영화 얘기:
1. 배트맨 리턴즈와 배트맨 시리즈.
크리스챤 베일 영국사람, 개리 올드먼 영국 사람, 집사 알프레드 영국 사람...
다들 영국 영어로 했으면 내가 무지 좋아했을 것 같다.
다크나이트를 독일서 DVD로 구매해서 독일어 더빙에 독일어 자막으로 감상했었는데 이번 배트맨을 보고 전편들을
한국어 자막으로 봤더니 세세한 부분을 알게됬다.
2. Midnight in Paris
어느날 배회하다가 보니 스콧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피카소, 달리를 만나고 드가도 만난다니 꿈 같은 얘기다.
영화도입 부분을 보며 저 할배 파리 좋아하는 구만... 싶었다. 파리는 처음 갔을 때는 매력을 못 느꼈지만
나중에 두번째로 갔을 때는 다시 꼭 파리에 가야 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도시였다. 기회가 닿으면 꼭 다시
파리에 갈 생각이다. 가능하다면 한 두 달 정도 살아보고 싶다.
동생이랑 얘기한건데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는 연애질 못해 죽어 그게 한이 된 귀신이라도 씌었는지 모두 다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가족과 모든걸 져버릴 정도의 미친듯한 연애질에 빠지지만 이혼도 해보고 살 만큼 살아
본 할배의 영화에서는 썸을 타기도 전 미수의 단계에서 서로 알면서 그렇게 고의적으로 서로를 놓쳐버리더라.
꿈 같은 얘기에서 현실적인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무지 지적인 할배의 얘기는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파리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사족:
주인공 여친 옷 보며 이쁘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몸매와 기럭지 비율이 되니까 그런 핏의 옷을 걸치니 옷과
인물 다 살아난 거겠지. 그리고 거기 나온 옷들도 다 비싼 거 겠지.
프랑스 여자 너무 매력적으로 생겼고 영어 악센트도 너무 매력적이다. 배트맨에서는 영어 무지 잘 하던데
이 영화에서의 악센트는 설정인가 싶다.
3. Keinohrhasen(귀 없는 토끼)
베를린 살 때 자툰에서 무지 많이 본 DVD, 그 영화를 이제서야 봤다.
내가 보기 딱 좋은 영화 같다. 히틀러가 나오는 영화는 전쟁소리와 장면이 많고 히틀러의 악센트가 듣기 좋은게
아니라 보기 불편한게 있었다면 이 영화는 내가 실제로 살았던 동네와 종종 산책 했던 곳들이 나올 때 반가워
하며 볼 수 있고 그냥 일상어라 공부삼아 듣기도 편하다.
보는 내내 여주인공이 이쁜데(독일서 여주인공 정도면 꽤 이쁘다) 못 생긴 설정이라 심기가 불편하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