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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그리고 일상다반사

12월 31일, 안녕 2007년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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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해를 혼자 재야의 종 치는걸 보면서 맞이했기에 뭔가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다.
(최근 5년안에 새해를 누군가랑 맞이한건 고양이 이치와 함께한 해가 아닐까 싶다.
매년 엄마와 동생은 송구영신 예배에, 아빠는 코골며 주무셔서 혼자 맞이 했는데 그해
에는 고양이 이치가 우리집에서 더부살이 할때라 재야의 종이 치자마자 유일하게 나와
있어준 이치에게 햄 몇조각을 주었다)
어릴적 어느 뮤지션이 콘서트를 31일 저녁에 하면서 팬들과 카운트다운을 세는걸 보고
(아마 산울림으로 기억한다) 콘서트장에서 새해를 맞는건 내 오랜 로망이였다.
언니네 이발관이 송구영신 콘서트를 한다기에 별 고민하지 않고 냅다 질러버렸었다.
하지만 올해 만큼은 마지막으로 함께맞는 새해가 될지도 모르니 엄마더러 예배가지 말고
같이 있어달라고 해서 콘서트에 가겠다고 하자 압박이 거세었다.
의지를 굽히지 않고 콘서트에 가려던 나는 어제 출국이 며칠 안남았다는걸 새삼 느끼며 놀
러 다닐때가 아니라 짐싸기도 바쁘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포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포기는 쉽지 않았다. 저녁 7시를 넘겼다는 이유로 예매 취소는 불가능했고 공식홈
페이지에 양도 글을 올렸으나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가버리자 12시 30분에
공연 끝나면 새로 열은 24시간 영업하는 롯데리아에 있어야 하나 하면서 무선인터넷을 하기
위해 별다방에 체념하고 앉아 있는데 양도 받고 싶다는 문자가 와서 바로 표를 넘기기로 했다.

사실언니네 이발관 송구영신 콘서트에 가고 싶다(산들산들이 너무 듣고 싶다).
뭔가 다른 새해의 벽두를 보내고 싶었는데 결국 집으로 가야한다.
집에가면 널부러진 박스들과 문 앞에 있는 이민가방으로 정신 없는 내방이 날 맞이할것이다.
체념하련다... 뭐 지난 15일 새앨범 발매기념 콘서트(아직 발매는 안됬지만)가 내 마지막 언
니네 이발관 콘서트다 하고 마음먹었고 기념품도 얻었으니 송구영신 콘서트 같은애 본적 없
는것 처럼 잊으려한다. 잊을거야, 잊을거야, 잊을...수 없어 ㅠㅠ(어떻게 잊겠는가!!! 언니네
이발관은 나에게 의미 있는 밴드이다, 게다가 런던에서 전함 포템킨 기념 펫숍보이즈 콘서트
에 간다는 친구의 소식에 저걸로라도 위로 하고 있었는데 내 어찌...)
이따 공연장 앞에서 만나표를 넘기기로 했다. 지척에 두고 갈 수 없다니... 흑흑흑
옹 건강하세요.

안녕 2007년의 시간들.

(사진은 꺾이기 몇 시간전 방금 찍은 기념사진, 자체 심의 ㄱㅅ)
(노래는 2002년부터 매년 한해가 지나갈 무렵 챙겨 듣는 200x년의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