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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게시판

오랫만의 잡소리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그 옛날에 내 할머니 할아버지는 철따라 떠도는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의 자식들은 어느날 떠도는 것에 지쳤는지 한 자리에 자리 잡고 살기 시작했다.
이 둘을 조상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는 그들이 지쳐 포기한 생활을 꿈꾸기도 한다.
동시에 가질 수 없는 다른 하나에 대한 미련과 핏속 어딘가에 남아있는 그 버릇을 버리지
못했나보다. 그 옛날의 누군가에게서 물려 받은 향수 때문에 여행을 꿈꾸는게 아닐까.

그렇게 불안해 했으면서도 난 기회가 다시 온다면 이사하고 싶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물론 장거리 이사의 귀찮음을 알기에 그냥 지금 살고 있는 nrw에서 움직일까 한다. 이지역
은 국경이 가깝다는게 맘에 든다)
타향에서의 생활은 내가 지치면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에 난 맘껏 부유할 수 있다.
내 몸속엔 까마득한 내 조상의 흔적이 남아있는걸까.

또 다시 떠나면 이곳에서의 친구들이 아닌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힘들지
않겠냐고 말하더라. 그때 대답하진 않았지만 내 대답.
"내  가족과 친구, 20년이 넘는 내 모든 것들을 고향에 두고 지금 나는 시간 조차 다른  이곳에
있어. 그런 내가 이곳에서의 몇달 때문에 떠나지 못할것 같니?"
가진 것이 없기에 지킬 것도 그리고 미련도 없다.

*요즘의 근황:
아침에 기상-버스타고 학교, 9시쯤 도착 - 저녁 7시 귀방(집이 아닌 방에 사니까)-밥 해먹고
나름의 간단한 가사, 자기전까지 TV보고 놀기. 내가 거주하는 방들은 폐인을 만드는 방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수가 없지.
점점 자신감이 없어진다. 그저 '이 병신'을 반복한다.
일요일엔 헤센주에서의 선거가 뉴스거리였고 오늘은 종일 오바마만 들은것 같다.
점점 자신이 없어지긴 하지만 일단 공부는 하고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