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관련 이메일 받고 쫄은건 사실이나 노래가 너무 좋지 아니한가!)
사랑이라 말하며 모든것을 이해하는 듯
뜻 모를 아름다운 이야기로 속삭이던 우리
황금빛 꿈결속에 부드러운 미풍을 타고서
손에 잡힐 것만 같았던 내일을 향해 항해했었지
눈부신 햇살 아래 이름모를 풀잎들 처럼
서로의 투명한 눈길속에 만족하던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꿈은 소리 없이 깨어져
서로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멀어져갔지
우, 그리움으로 잊혀지지 않던 모습
우, 이제는 기억속에 사라져가고
사랑의 아픔도 시간속에 잊혀져
긴 침묵으로 잠들어가지
사랑이라 말하며 더욱 깊은 상처를 남기고
길잃은 아이처럼 울먹이며 돌아서던 우리
따가운 눈길속에 홀로서는 것을 배우며
마지막 안녕이란 말도 없이 떠나갔었지
숨가쁜 생활 속에 태엽이 감긴 장난감처럼
무감한 발걸음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우리
시간은 흘러가고 빛바랜 사진만 남아
이제는 소식마저 알 수 없는 타인이 됬지
우, 그리움으로 잊혀지지 않던 모습
우, 이제는 기억속에 사라져가고
사랑의 아픔도 시간속에 잊혀져
긴 친묵으로 잠들어가지
긴 침묵으로 잠들어가지
*
물원이 형들의 가사는 내가 좋아하는 작사가들의 장점을 합쳐놓은것 같다.
폴의 문학적인 표현과 언어, 옹의 일상적이면서 가슴에 내리 꽂는 표현.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건 스위트피의 앨범에서 였는데 그땐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
요즘 무한 반복중.
*
나는 아무래도 감정이 없는 인간인것 같다.
초탈이 아니라 스스로 거세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느끼는 것도 별로 없고 있다고 해도 표현을 못한다.
설사 있었다 하더라도 그 순간엔 부정하다가 시간이 흐르고 그 감정을 추억할 수 있을만큼
무뎌졌을 때 비로서야 내가 그랬었노라고 인정한다.
양철로봇은 마음을 갖고 싶어하기라도 했지 나는 원치 않는다.
결여에 대한 허전함으로 어떤 가사나 글을 읽으며 열광하는걸까.
*
2월 시험에 자신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레 다음 시험을 생각하게 됐다.
슬며시 피어오르는 이사의 로망.
이사가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도 알고, 당장 방을 못구하면 거리에 나앉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다시 안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리석게도 이사를 생각한다.
낯선 도시 아무도 나를 모르는 도시로 가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것 같다.
(물론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이사를 한다면 국경으로 가고 싶다.
국경에 가는게 일반적이지 않은(때로는 생명의 위협도) 나라 출신, 원래 기대했던 철조망은
커녕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이젠 국경의 의미조차 없다고).
실망하기도 했지만 이젠 오히려 그 별거 아닌 국경에 가고 싶다.
거기에 살면서 대수롭지 않게 국경을 왔다갔다 하고 국경에 서서 한쪽 다리는 독일 한 쪽
다리는 벨기에나 네덜란드에 놓고 서 있어 보고도 싶다.
내 아버지의 아버지들은 형제들과 한 동네에서 모여 평생을 사셨다는데 나는 왜 이럴까.
가진건 (진심으로 몇년뒤가 걱정되는)하찮은 몸뚱이 뿐이니 더 바람이 들어 있는걸지도
모르겠다. 성격도 원래 성격이거니와 그냥 생겨먹은게 이런것 같다.
정을 두지 않기에 함께 둘 미련도 없고 외롭기에 내 두다리는 누구보다 가볍다.
자유로움의 불안과 익숙함의 권태.
너무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