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 카메라를 쓰니까 영화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
보통 영화라면 수동카메라로 치자면 날씨가 맑은날 골목에서 있는걸 촬영한다면 노출을 골목에 맞춰서 배경은 잘 안보이게하고 피사체를 보여주는데 골목 축구 씬에서 왕가위는 조리개 값을 밝은 하늘에 맞춰서 카메라를 어두운쪽으로 바라보게 하면 인물이 그늘지고 잘 안보이고 빛쪽으로 카메라를 움직이면 노출이 맞아서 인물이 잘보이게 찍었더라. 인간의 눈은 자기가 초점을 맞춘쪽에 카메라로 치자면 조리개 값을 맞추는데 왕가위는 조리개 값을 한곳에 정해두고 조리개 값을 바꾸지 않고 카메라의 위치를 바꾸면서 피사체에 노출이 맞게도 하고 맞지 않게 한다.
인간의 눈과 카메라의 차이를 이용한 화면기법은 참 기발했다.
당연히 인간의 눈처럼 조리개 값을 맞출거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깨다니...
아무 생각 없이 보면 그냥 사랑얘기다.
만나고 헤어지고 외로워 하고... 그 공간이 극단적인 곳이라 더 쓸쓸한 화면이였다.
요즘 마구 버닝하는 양조위가 나온다는 사실로도 이 영화는 내게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