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 버스커 - 외로움 증폭장치
작년 말에 동생이 들려줘서 이미 알고 있는 노래였다. 제목도 모르고 좋아했는데 제목이 이런거였다.
장범준이 시계태엽 오렌지를 보고 만들었다는데 소설과 영화를 다 본 사람으로써 시계태엽 오렌지와 이 가사의 상관 관계를 전혀 모르겠다.
어딜 가던 버스커 버스커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이 신드롬에 가까운 현상을 보며 상황이 그리 절망적이지는 않았다는 것과, 어떠한 희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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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전혀 하지 않는 학과 공부를 위해 지난 일요일에 도서관에 갔는데 신비체험을 했다.
어제와 그제 새벽 세시가 넘어 끝나 네시는 넘거야 잠을 자고 너무 피곤하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아침 일찍 일어나 피곤했는데 도서관에 들어가서 책을 조금 보니 진짜 피곤하면 잠을 못자는 특이체질이 고쳐진 일종의 기적을 맛보았다.
무진기행의주인공이 무진의 안개가 불면증 치료에 효과가 있어 약으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듯이 나도 도서관의 공기를 병에다 담아서 졸릴때 마다 그 공기로 호흡하면 잠이 쉽게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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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남들처럼 살고 싶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하고 싶은 것들을 거의 다 했고 그를 갖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온 내 인생, 어느 날 허망하더라. 나도 남들처럼 살아볼껄 하고. 그렇게 지랄떨며 살아도 결국 난 원하는 걸 가지지 못했고 남들이 그 때 누리는 것도 허망하게 놓쳐버렸다.
지금도 남들은 전혀 이 나이에 하지 않는 일들을 하며 사는데 다들 지나간 길위, 나와 다른 낯선이들 사이에 홀로 남아 있는건 너무나도 쓸쓸한 일이다. 봉인했던 마음을 힘겹게 여니 공허한 공기만 마음을 멤돌 뿐이다.